3박 4일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충청남도의 부여, 서산, 공주와 전라북도 익산까지 네 곳을 방문하며 백제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위 네 곳을 간다고 했을 때 3박4일간이나 볼 게 있을까 생각했다. 신라에 비해 백제 유적지는 들은 것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라는 책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멋진 유적지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중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을 이미지로 봤을 때 그렇게 보존이 잘 되어있다는 게 신기하고 백제인들의 지혜에 놀라서 실제로 보는 게 기대가 되었다. 첫째날 서산에 가서 직접 삼존상을 보니 정말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다른 유적들에 비교해도 삼존상은 아직도 섬세한 상태를 유지했다. 옛날에 그런 걸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이번 수학여행에서 다녀온 유적지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익산 미륵사지이다. 그곳에는 반쯤 무너진 석탑과 석탑을 깨끗하게 모조한 석탑이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미륵사지의 터는 굉장히 넓었고 석탑도 매우 컸다. 석탑 바로 옆에는 익산국립박물관이 있었다. 그곳에서 미륵사의 옛 모습을 모형으로, 영상으로 볼 수 있어 과거 승려들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여러 유적지들을 방문하면서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두 곳이 있었다. 무량사와 반교리돌담길이다. 무량사는 내가 설명을 맡아 조사를 해서 더 자세히 보게 되었다. 무량사 안에 있는 극락전 안에도 들어갔는데, 극락전 안에 있는 아미타불 신상은 거대해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무량사 안에 있는 자연과 절은 고즈넉했다. 단풍이 선명한 붉은 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맑은 계곡도 흐르고 있었다. 무량사를 둘러싼 만수산은 푸르렀다. 무량사와 자연의 조화가 감탄스러웠다.
반교리돌담길은 탁 트여 답답하지 않았다. 돌담길과 오래된 낮은 집들, 물이 흐르는 계곡, 파란 하늘, 감나무가 다 모여 은은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아주 가끔 차가 다니고 사람과 동물의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했다. 다른 곳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다.
무량사와 반교리돌담길을 보며 옛날의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상상했다. 자연이 보존되어 푸르른 나무와 색색의 꽃들, 낮은 집들 덕에 잘 보이는 맑은 하늘까지. 지금은 시골에 가지 않으면 자주 보지 못하는 모습이라 아쉬운 마음에 백제의 모습을 더 눈에 담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번 수학여행을 통해 백제의 여러 유적지들을 방문하면서 백제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백제의 멋, 백제의 지혜, 백제의 삶까지 엿볼 수 있었다. 직접 보니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친구들과 재밌게 놀며 추억을 쌓고 아프지 않고 잘 다녀올 수 있어서 감사했다.